「여름으로 가는 문」 시간을 달리는 페도?

Posted at 2012/05/14 04:19// Posted in 도서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 김혜정·오공훈 번역 / 도서출판 마티

 

한 작가의 작품을 셋쯤 보니 공통점이 보입니다. 하인라인의 작품들은 결말이 비슷하군요. 이야기의 끝이지만 삶은 계속되고 긍정적인 미래를 쌓아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위기.

내용은 대충 머리 좀 굴리는 공돌이 댄이 여자 잘못 만나서 팔자 사나워진 덕에 여차저차 미래로 갔다 과거로 갔다 시간 여행을 하다보니, 나이 서른에 열한살 어린애랑 진지하게 결혼 약속을 하고는 성공한 로리콘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행복한 삶을 산다는 훌륭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시간여행이란 요소부터가 반전이라면 반전인 부분이지만 이런 고전에 대한 미리니름까지 신경쓰기는 귀찮아서 그냥 썼어요. 중요한 건 꽤 유쾌한 작품이란 겁니다.

매우 대중적인 이야기라 잘 읽혀서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요즘은 분량에 상관 없이 책을 끊어 읽어 버릇했는데 쉽고 재밌는 책의 힘은 대단하군요.

SF지만 SF가 아니랄까요. 70년에 이미 냉동수면이 보급되고 2000년에는 생활상이 확 바뀌는 점에서 과연 오래된 SF 답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막장드라마스러운 친구와 연인의 혼돈! 파괴! 망가!배신! 복수! 사랑!

이게 57년 작품이라 다행이에요. 요즘처럼 소아성애가 판치면서 동시에 혐오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기에 나왔으면 일단 욕부터 먹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어린애와 결혼 약속했다고 댄을 페도필리아로 모는 건 가혹하긴 합니다. 어쨌거나 어린 리키가 아니라 어른이된 리키를 생각해서 한 약속이니까요.(그래도 도둑놈이란 사실은 변치 않지만) 뻔하지만 뻔한 이야기의 재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란 걸 보여주는 작품이라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과거의 SF들이 제시하는 미래상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 당시의 SF 작가들이 지금 세상을 보면 얼마나 놀랄까 하는 거요. 상상도 못한 발명과 눈부신게 발전한 물건들이 가득하지만, 자기들이 살던 방식 그대로 생활해도 특별히 불편할 게 없다는 걸 안다면 말이지요.

 

덧. 이 책 도서출판 마티의 곤조(GONZO)라는 레이블로 나온 건데 설명을 읽어보니 뜻이 다양하네요. 이게 일본어로 근성을 뜻한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글쓰기 방법을 일컫는 말이기도 한 줄이야. 이탈리아어로 바보멍청이란 뜻도 있다니, 언어의 세계는 참 넓고도 가깝군요.

2012/05/14 04:19 2012/05/1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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