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를 하다 보면 툭하면 역병이 돌아서 각종 수치가 뚝뚝 떨어지곤 합니다. 잘나갈 때는 괜찮지만 이리저리 치여서 도시하나 붙들고 버틸 때는 스트레스를 착실히 높여주는 이벤트입니다.
그런 도시 몇 개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수준이 아니라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에 대해 사실 사람들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책이더군요.
이 책의 저자들은 전문적인 의학자가 아니지만 치밀한 자료에 대한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추론을 전염병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놨습니다. 아울러 병으로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그 시대의 흑사병과 관련된 암울한 기록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역병이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보여주어 적당히 흥미를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자극이 되더군요. 인문학 서적이면서도 읽기에 편했습니다.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도 있고요.
미국 드라마 하우스를 재밌게 본다거나 중세 유럽에 관심이 있다거나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읽어볼 만할 겁니다.
책 자체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 번역이 껄끄럽지 않더군요. 적어도 읽으면서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오타가 몇 군데 있는데 아직 수정본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지만 2010년 11월 16일까지 교환해준다니까 많이 팔리면 그전에 2쇄 찍겠지요. 뭐; 그리고 책 끝 부분에 용어별로 목차가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해놨는데 이건 대부분의 인문학 서적이 취하는 부분이니 딱히 장점이랄 거까진 아니군요.
점수를 매기자면 서점에서 다 읽기에는 좀 눈치 보일 분량이라 마음에 들면 사고 아니더라도 근처 도서관에 없으면 들여놓으라고 요청할 정도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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