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코엑스에서 빙쵸탄 뽑았을 때.- '영화나 볼까'하고 강변CGV에 갔는데 상영시간까지 1시간 반 가까이 남아서 서점에 가서 뭉기적 거렸다.
그 때 어디서 본 듯해서 덜컥 산 책이「안녕 내 사랑(Farewell, My Lovely)」.
하드보일드 탐정의 효시다. 추리소설의 최고봉이다. 뭐다 주워들은게 있어서 잔뜩 기대하고 읽어보니 아가사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같은 형식에 익숙해서 그런지 그다지 추리소설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뒤에 해설-작가와 작품 말고도 이것저것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반드시 읽어보는게 좋다.-하 고 옮긴이의 말을 보니 원래 챈들러 스타일이 그렇단다. 세세하게 트릭을 설정하고 파헤치기 보다는 그 당시의 좀 맘에 안드는 사회에서 어쩌다가 죄도 짓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에 직업윤리와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탐정이 끼어들든 휘말리든 관여하는 형식.
그런데 직업윤리와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탐정이라고해도 그것뿐.「안녕 내 사랑」에서의 말로는 별로 멋있지도 않고 특출나게 똑똑한거 같지도 않으며 키가 180cm인 말로를 어린애 다루듯 가지고 노는 거구가 셋이나-한명은 해를 안끼쳤지만.- 나와서 약하기까지 하다. 거기다 재수도 없어서 상당량의 마약을 강제로 투여 당하질 않나 얻어맞고 총뺏기고 그야말로 수난의 연속.
비록 교묘한 트릭이 얽힌 사건과 그 사건을 술술 풀어내는 천재 탐정을 좋아하지만-미스 마플과 셜록 홈즈나 코난이라든가 김전일이라든가.「얼룩고양이 홈즈」도 괜찮았고.-이건 이거대로 재밌어서 지금은「하이 윈도(The High Window)」를 읽고 있다.
음...그리고 이건 책 자체에 대한 불만인데. 깔끔한 양장본인건 좋지만 때가 너무 잘 탄다는게 흠.
네이버 블로그에 2004/10/30 02:26에 올렸던 글.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