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리턴즈의 감독이 엑스맨 1, 2를 만들었던 사람이라 엑스맨처럼 좀 세련된 수퍼맨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수 십년 전 패션을 고수해서 조금 실망했지만 영화는 볼만하더군요. 자세한 감상은 아래 접어놓고 영화내내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렉스 루터였는데 스몰빌에 나오는 그 살벌하고 딱딱한 렉스가 아니라 원래의 수퍼맨 영화에서 보다 희화된 렉스는 정말 사악하고 유쾌한 악당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감상은 이렇습니다. (미리니름 포함.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은 글을 안 보시는 게 좋습니다.)
돌아온 수퍼맨은 여전히 대기권 돌입시의 마찰에도 타지 않고 개틀링에 맞아봐야 틑어지지도 않는 쫄쫄이를 입고 있지만 렉스 루터가 크립토 나이트를 손에 들고 쑤시니까 그냥 찢기더군요. 진정 신비의 물질입니다.
그건 그렇다치고 초반에 렉스가 프로메테우스 운운한 부분과 로이스의 아이가 실은 수퍼맨의 자식임을 암시하는 부분에서 예수가 떠올랐습니다. 수퍼맨은 예수였다가 야훼로 자리바꿈, 렉스는 거기 대항하는 이교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경에서는 신의 자식이라고 좋게 여기던데 리처드가 자기 자식이 실은 수퍼맨의 자식이라는 걸 알고도 그런다면 완벽한 대입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수퍼맨 시리즈가 원래 종교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얼핏 들은 기억이 나지만 직접보니 상당히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제가 보는 시각이 이상한 건지도 모르지만요.
그런데 위에 써놓고도 의심스러운 게 로이스 아들녀석은 다크히어로로 클 가능성이 많아 보이더라고요. 처음으로 능력을 드러낸게 피아노로 뭉게서 사람 죽이기라니, 평소에는 천식으로 호흡기가 없으면 안 되고 영양제와 비타민을 입에 달고 사는 녀석이 한번 힘을 쓰면 살인이라는 점이 살벌합니다. 5살에 첫 살인을 하는 녀석이 평범하게 크지는 않겠지요.
앞으로는 이 녀석이 주인공으로 나올 살짝 어두운 수퍼맨 시리즈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