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윈도」 레이먼드 챈들러 / 박현주 번역 / 북하우스


일고여덟 번은 읽은 것 같습니다. 삼분의 일 읽다가 덮었다가 다시 삼분의 이까지 읽었다가 다시 덮고는 내용 다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읽는 짓을 몇 번을 했는지, 끝까지 읽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더디게 읽게 된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제가 1940년대의 미국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 데 있습니다. 그 시절을 다룬 영화라던가 사진 자료 같은 것을 별로 접해보지 못해서 읽는 동안 쉽사리 그림이 그려지질 않더군요. 어쨌든 한번 감을 잡으니까 끝까지 읽는데 무리는 없더군요.

하이윈도는 브라셔 더블룬이라는 희귀 동전이 사라진 일을 계기로 말로가 사건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하지만 결말로 가면 동전이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지요. 요거 상당히 재밌더군요.

피해자와 가해자가 적대 관계인 것도 아니고 가해자나 피해자나 어딘가 썩어있는 사람들이고 작품 내에 등장하는 사람을 통틀어서 피해자로만 존재하는 사람도 하나뿐인, 이리저리 얽히고 꼬인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해결하는 방법도 정의나 진실을 밝히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요. 근 몇 년간 코난이나 김전일 시리즈 같은 일본식 추리만화를 주로 보다가  필립 말로의 이야기를 다시 읽으니 새롭군요.

다만 재밌기는한데 '그녀는 소옆구리살 처럼 놀랐다.'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묘사가 종종 튀어나와 당황스럽더군요. 역시 소설을 읽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2006/07/24 14:39 2006/07/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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