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슬립」 젊고 싸가지 없는 말로.

Posted at 2006/07/26 02:27// Posted in 도서
「빅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 박현주 번역 / 북하우스


하이 윈도를 읽은 김에 빅슬립까지 죽 읽었습니다. 빅슬립은 필립 말로가 나오는 첫 장편이라 그런지 젊고, 거칠고, 빈정대는 게 심하군요. 이야기 전개 역시 안녕 내 사랑이나 하이 윈도보다 더 거칩니다. 필립 말로가 나오는 건 세 권 읽어봤지만 그중에서 가장 추리보다는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군요. 그리고 캐릭터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말로, 이 아저씨 33살이면 여자의 유혹에 아직 흔들릴 법한 나이인데 머리 나쁘고 악하다지만 예쁜 여자가 유혹하는데 비웃어 주는 감각이라니 진정 저렇게 빈정거리는 태도로 그 험난한 헐리우드를 살아왔다는 게 신기합니다.

처음에 석유로 부를 쌓은 재산가인 스턴우드 장군의 의뢰를 받고 그의 집에 갔을 때 스테인드 글라스에 묘사된 기사와 처녀의 그림을 보고 빈정거리던 것부터 시작해서 도박장을 운영하는 에디에게 위협당하는 순간조차도 꿋꿋이 빈정거리는 걸 보면 원래 성격이 상당히 삐딱한 사람입니다.

트렌치 코트에 중절모를 쓰고 입에는 담배, 손에는 권총, 품 안에 술을 가지고 있는 정형화 되다시피한 모습의 최초가 필립 말로라니, 뒤에 나온 하이 윈도나 안녕 내 사랑을 읽으면서는 별로 못 느꼈던 그런 성격 나쁜 탐정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습니다.

말로, 이 멋진 사람.
2006/07/26 02:27 2006/07/26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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