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오호라 멋지구나.

Posted at 2007/02/02 18:36// Posted in 도서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정민 / 푸른역사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미쳐서 미친 경우는 1부에서 다루고 2부는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한 글이며, 3부는 깨달음에 대한 글들입니다. 같은 책을 10만 번을 읽고도 도무지 외우질 못했다는 김득신 같은 이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뭔가에 미쳐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인품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업적에 대한 것 들이 책을 이루고 있어 제목과는 좀 동떨어진 감이 있습니다.

그렇다 하여도 꽤 재밌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의 무협이나 일본의 사무라이, 닌자 이야기 같은 것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대신 선비들이 엉뚱한 짓을 하고 논 이야기는 많이 있구나 싶더라고요. 뭐, 화려한 멋이 없으니 영상물로 만들기에는 난감하지만요. 사람은 똘똘한데 문장이 하도 기발해서 과거시험 답안을 본 정조가 화를 내며 멀리 군역을 보내버렸다는 일이나 친구들과 주고 받은 그럴싸한 문장들이 돈 빌려달란 소리였다거나  한밤 중에 수표교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술을 마시며 논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비어져 나옵니다. 이런 웃음을 주는 이야기들도 좋지만 옛사람들은 어쩜그리도 지극한지 나이가 환갑을 넘은 제자가 스승이 죽고 십 수년이 지나서도 꿈에 스승을 만나 기뻐하다가 죽은 것을 깨닫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보면 감탄하는 마음이 솟아납니다.

전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꿈에 나오면 일단 도망부터 갈 것 같은데-지은 죄가 많아서;- 저리 그리워하니 말입니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는 책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 합니다.


2007/02/02 18:36 2007/02/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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