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재밌겠다 생각만하고 있다가 선물받게 되어 읽었습니다. 우선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을 읽을 수록 그 형태가 참으로 특이하게 느껴지더군요. 마침표와 쉼표 외에 다른 문장부호를 찾아 볼 수 없고 인물들의 대사도 따옴표나 괄호등으로 나뉘지 않아서 처음에는 혼란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는데 익숙해지니 그렇게 덩어리진 탓에 글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읽다가 쉬기가 어렵더라고요. 나중에 다 읽고 뒤에 나오는 해설을 보니 원래 그런 식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 하더군요.
글의 형태는 그렇게 새로운 재미가 있었는데 글의 내용은 너무 생생해서 환타지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가 충격받았습니다. 원래 도시 사람들이 모두 눈이 멀고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여자 한 명이 눈먼 자들을 이끌고 도시를 탈출하는 내용이라고 들었었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지금의 장님들 같은 말끔한 상태이며 단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정도의 시각장애인들로 가득한 도시요.
뭐, 거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향긋한 내음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비슷한 충격을 받을 거 같습니다. 차례로 눈이 먼다는 것 하나만으로 흑사병처럼 무서운 전염병이 돌 때 일어나는 사람들의 공포와 광기에다, 앞이 보이지 않음으로 해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사고들과 남이 나를 볼 수 없다는데서 오는 모든 몰염치가 뒤범벅이 되어 있으니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는 자기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것도 힘겨울 수 밖에요.
재밌는 책이고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지만 청소년 추천 도서에는 못 넣겠더군요. 어른 추천 도서는 되겠어요.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