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작품의 배경은 중앙정부가 도서를 검열하여 보급과 판매를 막을 수 있는 미디어양화법을 만들고, 이에 반발하여 지방정부가 미디어양화법으로부터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지킬 수 있도록 법을 재정-새로만든 게 아니라 기존의 법에 추가한 거더군요.-하여, 각각 이를 시행하기 위한 무장집단인 양화대와 도서대를 만들어 싸운다는 것이 주 내용인데, 한 나라안에서 이런식으로 어처구니 없는 무력충돌이 생긴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무슨 게임마냥 일정한 조건만 충족시키면 한쪽의 승리가 결정되는 구조 또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만약 우리나라였으면 어떨까를 생각해보니, 이게 바로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떨어지더란 겁니다. 다른 점이라면 우리는 국민들이 직접 나서 저항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모호한 기준을 가지고 도서에 대해 무제한적 검열을 하는 법은 국보법에 더 가까울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터무니없다는 점에서 이번 쇠고기 협상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점이 보입니다.
도서관 전쟁의 세계에서 일본의 국민들은 미디어양화법을 지지하는 부류와 도서관을 지지하는 부류로 나뉘지만 이들이 직접 부딪히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양화대와 도서대 사이의 싸움이며, 이들에게 지지의사를 표하는 정도의 참여가 있을 뿐이지요. (물론 일부 직접행동에 나서는 과격파들도 등장하지만 소수로 그려집니다.)
자, 이것이 일본인들이 상상할 수 있는 황당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으로 설정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 부러운 것이 있는데, 시스템에 대한 신뢰이지요. 중앙정부가 미디어의 자유를 침해하는 비민주적인 법률이 통과될 수 있는 국회의 무기력함이 일본이라면, 지방정부의 제도 내에서의 저항이라는 것 또한 일본이며, 비민주적이고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과 제도는 이런 확고한 시스템에 의한 견제가 이루어질 거라는 신뢰가 참으로 부럽습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정권퇴진을 외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뒤집어보면 제도내에서 작동해야할 견제시스템이 무력화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조금전에도 법무부 장관이란 사람이 나와서는 원하는 거 다들어줬고, 경제도 어려운데 투자자와 관광객을 위해 시위 그만하라고 개소리를 나불거리는 이 상황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제도권내에서의 싸움이라는 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지만, 도서대의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사람이 어째서 부당한 권력과 규제에 저항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밌는 애니메이션이란 관점으로만 보면 썩 훌륭하지는 않지만 간만에 머리 좀 굴려볼 애니메이션이라 좋았습니다.

카모마일의 꽃말을 이 만화보고 처음알았다능…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