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 조금 지루하고 조금 흥미로움

Posted at 2009/05/31 23:08// Posted in 도서
「ICO(이코)」 미야베 미유키 / 김현주 번역 / 도서출판 황매 


PS2용 이코가 명작이란 사실은 해보지 않은 사람 빼고는 무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가 상당히 명망있는 작가란 것도 미야베 미유키를 모르는 사람 빼고는 다들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한권으로 묶여나온 소설 "이코"는 약간 읽기 어려운 작품이더군요.

원래 어딘가에 1, 2년쯤 연재한 걸 책으로 낸 거라고 봤는데 막상 책에는 서문은 아예 없고 어디에도 그런 내용이 나와있지 않으니 넘어가고, 57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을 한권의 책으로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분량이나 보물타령을 끝도 없이 늘어놓아 혼을 빼놨던 "니벨룽겐의 노래"보다야 훨씬 읽기 쉽습니다만 다소 짧았던 게임 "이코"를 생각하고 책을 잡았다간 분량에 좀 눌리는 감이 있지요.

사실 게임에서는 그리 세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에 보다 제약이 적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작가가 공략집으로는 못쓸거라고 했을 만큼 다른 부분이 많았나 봅니다. 게임을 해본 게 워낙 예전 일이라 어디가 얼마나 다른지는 떠올리지 못하겠지만, 일단 게임을 따라가던 전반부가 좀 지루했던 반면 요르다의 시점에서 풀어낸 과거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꽤 재밌더군요. 게임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이라 더 그랬을 겁니다.

그 과거에 대해 나올 때 약간 생각해볼 부분이 있었는데 여왕과 국민의 관계였지요. 여왕이 마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외부와 차단시켜놓고 사육했던 국민들은 강력한 여왕과 여왕이 만들어 놓은 결계 안에서 행복했지요.

물론 그건 기만적인 것이지만 그나마 눈이 뜨여서 외부세계를 보게된 요르다에게 무조건적인 선한 세력의 도움이 아닌 그저 여왕보다는 착하지만 욕심은 더 많은 외부의 도움이었다는 건 미묘하더군요.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에 속지말자'던 옛 구호가 떠올랐거든요.

정치적인 소설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팬픽에 가깝지만 한국사람이 책읽으면서 정치적으로 대하지 않기도 어렵지요. 결국 경제회생의 주술에 걸려 현실에 눈을 뜨지 못했던 여왕의 국민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외부세력을 믿고 어머니에게 속은 요르다는 죄책감 덩어리가 되어 이코에게 심대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으니까요.

그런 고로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위정자를 배척하고 민족자강을 이룩하자는 일종의 프로파간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할 정도로 소설의 진행이 느립니다. 문학적인 묘사가 들어간 소설을 요즘 통 읽지를 않았더니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결국 어느정도는 책읽기를 멀리했던 제 탓입니다만 여하튼 이것은 범작이라하겠습니다. 실은 졸작이었어도 별로 상관은 없었을지 모르지요. 할인행사 때 별 생각없이 지른 거라서요.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는 괜찮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표지가 훌륭하지요. 이렇게 노란색을 쓰고 불안감을 주는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가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2009/05/31 23:08 2009/05/3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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