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아키의 작품은 단편집 '뼈의 소리'와 고대 지중해 부근을 배경으로 삼은 '유레카', '히스토리에'. 그리고 '기생수'를 읽어 보았습니다. 하나 같이 시간 때우기용으로 읽을 작품들은 아니라지만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생각할 것을 권하는 작품은 기생수지요.
오른쪽이의 존재는 정말 미스테리합니다. 숙주의 동족을 잡아먹도록 만들어진 기생생물이라니, 워낙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한 작품이라 이런건 뒤로 밀리는 감이 있긴해도 원래 존재하던 생물이 누군가의 염원에 의해 지구로 온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의지가 개입해 만들어진 생물인지가 늘 궁금했어요.
스스로 번식하는 능력은 없으면서 숙주의 종족은 번식시킬 수 있다니 참 해괴한 생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번식을 못할 뿐 아니라 종의 보존에 대한 본능도 없어서 부담없이 동족을 살해하는 모습은 자연스런 생물로는 보이질 않지요. 이렇게나 독특한 존재를 만들어서 인간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에 대해 끼치는 해악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든 건 지금 봐도 참신한 발상입니다.
게다가 제목의 반전도 상당했지요. 언뜻 작품의 제목인 기생수가 이 생물을 지칭하는 것 같지만, 이 기묘한 생물은 끝까지 기생생물이나 패러사이트로 불릴 뿐이고 사실 기생수는 인간을 가리키는 말이란 걸 알았을 때는 작가가 참 사람을 싫어하는구나 생각했었거든요.
그랬는데 지금 다시보니 사람이 보이는군요. 오른쪽이와 신이치의 활약과 지구에 기생하는 인간에게만 집중되어 있던 시야가 넓어진 느낌입니다. 아니, 시각이 바뀌었달까요.
그냥 답답한 캐릭터였던 카나의 소녀 같은 면이라든지, 가토의 신이치에 대한 쓸데없는 집착이나 오른쪽이와 신이치는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부터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 등은 다시 읽으면서 깨달은 부분입니다. 처음에 너무 대충 읽었어요. 이래서 한번 봤던 작품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읽을 필요가 있나 봅니다.

빼기 귀찮아서…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