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약 15:1의 경쟁률이 될 만큼 이력서가 왔어요. 그래봐야 ○○ 통 밖에 안되지만요.
문제는 이력서의 수준이었습니다.
우선 회사 분위기의 설명이 필요한데 선후배 관계가 상당히 빡빡한 곳이라 사장이하 말단 직원까지 군대와 비슷한 위계질서를 갖는 조직입니다. 다만, 저처럼 관리 업무에 속하는 직원들은 그 위계질서에 속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편한 곳이기도 하지요.
이번에 뽑는 건 그 위계의 말단이고, 여지껏 여자를 뽑아서 오래 버틴적이 없다는 전례들이 있어서 되도록 여자는 뽑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력서를 받고보니 지원자 중 여자의 비율이 높았고, 남자의 수준이 낮았습니다. 학력이나 경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이력서의 수준이 말입니다.
남자 중에 회사이름을 언급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여자 지원자는 위에서 '경력이나 진출하려는 방향을 보니 우리회사에 안맞으니까 면접 보기전에 쳐내자'고 결정한 사람조차 자기가 우리회사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 열심히 썼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여러곳에 공고를 냈더니 그 여러곳을 통해서 중복으로 이력서를 넣은 남자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윗분들은 여자만 뽑는 것에 심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나마 자기소개서를 괜찮게 쓴 남자도 몇 명 넣어서 면접자의 경쟁률을 4:1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언제 면접보러오라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돌리게 했지요.
그랬더니 경쟁률이 3:1이 되었습니다. 경쟁률이 떨어진 원인 중 압권이었던 건 아버지 휴대폰을 적은 남자였지요. 이력서의 번호로 전화를 거니 아버지가 받아서 아들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 주더란 게 포인트입니다. 당연히 아들에게 전화 안했다는.
그래서 결론은 윗분들이 이번에는 여자를 주로 뽑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굿잡!(응?)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