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궁을 손노리의 화이트데이란 게임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황병기 교수님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국악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황병기 교수님의 가야금 연주를 들어본 적은 없었지요. 처음 들어본 충격 탓인지 화이트데이는 돈 주고 사서 도저히 진행을 할 수 없는 게임이 돼버렸습니다. 둠2가 주는 긴장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어둠 속에 나홀로 4의  퍼즐과 놀래키기나 포가튼 사가의 극악한 버그-이게 제일 지독했어요.-들도 견뎌내고 했었지만 화이트데이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에 도저히 진행을 못하겠더군요. 초저주파가 원래 그런거라지만 가야금이 그런 게 될 줄은 몰랐어요.

어쨌거나 그런 걸 기대하면서 샀던 것이 바로 세번째 작품집 미궁입니다. 그런데 왠 걸요. 음반의 제목은 미궁이지만 미궁을 중심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게 아니라 미궁만 그런 분위기이고 나머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전혀 별개의 작품이더군요. 특히 산운(山韻) 경쾌하기 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작품집으로 묶어서 그랬나 봅니다. 구성이 조금 생뚱 맞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외국곡을 편곡한 가야금 연주와는 다르게 느리게 쭉 뻗어나가는 멋이 있습니다.

음악에 조예가 없으니 깊이있게 쓸말이 없군요. 다만 CD가 무려 96khz/24bit으로 되어있고 너무나도 상세한 약력과 곡에 대한 평, 그리고 가야금이란 악기 자체에 대한 설명이 있어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는 건 알겠네요. 덕분에 어렸을 때 부터 국악에 투신한 줄 알았던 황병기 교수님이 사실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2006/08/28 00:29 2006/08/28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