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가 제작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반다이는 시드 말아먹은 걸로는 부족했나?'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캐릭터 디자인의 야들야들함은 넘어가더라도 세계의 분쟁을 막기 위해 싸우겠다는 솔레스탈 비잉이 건담으로 설쳐댄다는데, 비슷한 이유로 주말드라마 찍던 키라 야마토를 본 마당에 무슨 좋은 이미지가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시작부터 기존의 것들과 다르게 현실에서 따온 세계관으로 먹고들어가더니 이번에 4화까지 보고나서 좀 다르게 평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안된다며 날뛰던 투명드래곤 급의 먼치킨인 키라와 그저 락순이 하자는 대로 웅성거리던 자프트나 얼빠진 파시스트 집단에게 놀아나던 지구의 세력들과 달리, 말로만 떠드는 얼간이들이 아니라 실제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얼간이들임을 파악한 각 세력들의 음모와 경쟁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연예질이나 해대던 데스티니 시리즈와 다르게 세력간의 정치적 머리굴리기가 어느정도 묘사가 되니, 건담에 아직 희망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면 토미노 시절은 아니더라도 그 시절 건담을 현재 국제정세를 기초로 해석한 건담쯤은 될 것도 같습니다.

다만 불안한게 대체 어떡하면 의회가 왕정을 부활시킨다는 되먹잖은 상황이 되고 그 왕정의 대표가 여자라는 더더욱 되먹잖은 상황이 된 건지에 대한 설명을 달랑 대사 한 줄로 처리한게 심기를 건드립니다. 설마 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지는 않을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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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여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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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의 롤모델이 될 뻔한 아저씨


2007/10/29 00:42 2007/10/29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