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링크한 기사를 보고 생각한 건데 과연 한국에 살면서 삼성 정도의 대기업에 대해 완전한 불매운동이 가능할까하는 점이다. 물론 언급하고 있는 계열사만으로도 소비자로서 항의의 표시를 하는데에는 충분하다고 보지만 광동제약하고는 다르게 너무 폭이 넓다는 게 문제다.
사람들은 대의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조중동이 싫으니까 조중동에 편중해서 광고 싣는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인다지만 광동제약의 제품들이야 안사먹어도 그만이고 대체할 것도 널렸다. 게다가 제품 자체가 고가품이 아니라서 선택에 고민할 필요도 거의 없다. 비타500 매니아라든가 하는 경우라면 좀 곤란했겠지만, 어쨌거나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손해가 미미한 것이다. 까짓거 조중동에 광고 하나 떨구든지 다른 신문에 광고하나 더붙이든지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하지만 품목이 저정도가 되면 불매운동에 대한 참여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지않을까.
언소주가 선정한 불매 대상에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모든 가전과 디지털제품, 삼성화재·생명의 보험상품, 삼성증권의 금융상품, 에버랜드 리조트 등이 모두 포함됐다.
가전과 디지털제품은 상대적으로 고가품인데다가 구매하면 오래쓰는 물건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에 기업에 대한 반감 때문에 구입을 꺼리는 건 고민되는 일이겠지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니 성공할지도 모르겠다. 에버랜드도 달리 놀 곳을 찾으면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금융상품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건 상상하기가 어렵다. 당장 금전적 손실이나, 수익의 감소가 예상되는데 삼성이라 불매한다면 극소수의 신념을 가진 사람과 쉽사리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 그리고 애초에 삼성보다 좋은 투자처를 찾은 사람일 거다. 그외의 대다수는 ‘자식한테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고픈게 부모마음 아닐까’하는 생각이나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하는게 보통이지 싶다.
그러니까 이게 성공할까 실패할까 보다 궁금한 게 있는데, 조중동이니 불매운동이니 하지만 따지고 보면 가치관의 차이 아닌가. 대다수가 편법증여나 왜곡을 일삼는 조중동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여전히 조중동의 매체파워는 건재하고, 다른 언론사들도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사나 써대고 있기는 매한가지인데다가-물론 조중동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한겨레/경향/한국일보 등이 코메디를 안하는 건 아니니까- 대기업 총수일가가 해서 부도덕하다고 지탄하지, 편법증여는 과연 안하는 집이 몇집이나 될까 싶을만큼 빈부격차를 떠나 만연한 일이다.
이렇듯 나라전체의 가치관이 혼탁한데 두번째 타깃으로 삼성을 골라잡은 건 무리수도 이만저만한 게 아닌 걸로 보인다. 성공하면 워낙에 대기업이니 만큼 다른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기가 쉬워지겠지만(봐라, 삼성도 무릎꿇었다.) 실패한다면 도리어 불매운동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어차피 꿈쩍도 안하는데 동참해봐야 괜히 나만 손해보는 선택하는 거 아닌가?). 뭐, 대게의 삼성 제품이 가격대 성능비에서 개인적인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에 잘 안사긴 하지만 이런 불매운동을 보고 있으면 이른바 시민사회 단체들도 자신들을 지지해줄 사람들을 파악하는 안목이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