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 다나카 요시키 / 김진수 번역 / 대원씨아이 


뭐, 이런 종류가 다그렇지만 이 시리즈 또한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시리즈는 응당 그래야 하지요.그리고 다나카 요시키의 책이 다그렇지만 재밌으나 작가의 생각은 언제나 실망스럽지요.

주인공 야쿠시지 료코는 돈과 권력에다가 예쁘고 능력까지 있는 여자입니다. 그야말로 엘리트인데, 매번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기괴한 사건에 휘말리고 이걸 해결하는데 수단을 가리지 않는데서, 이 시리즈의 재미를 찾을 수 있지요.

사실 상사인 료코와 부하인 이즈미다의 관계가 주요한 매우 중요한 축이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재미로 보는 부분이고. 제가 더 중점으로 보는 건 료코가 일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관점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이건 같은 작가의 '은하영웅전설'이나, '창룡전'을 보았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민주주의란 시스템을 보는 시각이 너무 회의적이라 불만입니다.

아니, 단순히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라기보다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게 더 정확하겠습니다. 일전에 '도서관전쟁'을 보고 '취약하나 견제가능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부럽다.'고 했는데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은 언제나 시스템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결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작품내내 비웃음 거리가 되고 있는 정치가의 비리와 어리석음은 사회풍자지만, 그에 대항하는 료코의 수단은 결코 떳떳하고 정의롭지 않지요. 상대의 비리를 파헤쳐 증거를 잡아 협박하고, 집안의 막대한 부와 회사의 힘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등 정말로 수단을 가리지 않는데 바로 이런 부분이 독자에게 매력인 거지요. 그야말로 이독제독(以毒制毒)의 통쾌함과 어쨌거나 웃길만큼 우아하고 아름다운 야쿠시지 료코 덕에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곤하는 불편함은 많이 희석되는 편입니다. 그보다 이 시리즈의 진정한 단점이라면 식상하다는 거겠지요.

'창룡전'과 너무나 유사한 게 아무래도 걸려요. 주인공이 잘생겼다는 것과 요괴 같은 이상한 것들이 나온다는 거 빼면 전혀 다른 작품이 맞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등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거든요. 즉, 발전이 없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자기만의 형식을 완성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제눈에는 여기까지가 한계인 걸로 보입니다. 하긴, 어차피 라노베인데 무슨 발전이 더 필요한 것도 아니긴 하네요. 가볍게 읽기에는 매우 좋은 작품이니까요.
 
2009/01/18 21:46 2009/01/18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