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설정을 보면 해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무작위로 사람을 뽑아서 게임을 시키고, 패자에게 빚을 지게 만든다는 건 상식을 넘어서도 이만저만 넘어선게 아니지요. 헐리우드 영화마냥 아무관련 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더니 게임이 진행되면서 서로의 상관관계가 드러난다거나 카이지처럼 다들 엄청난 빚이 있어서, 또는 욕심 때문에 참가한다거나 하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 납득이 안가는 부분을 넘기고 볼 수 있는 건 매번 게임에서 나오는 필승법과 결판이 날 때까지의 이야기 진행에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아서 입니다. 그렇기에 아키야마의 화려함에 주목하며 봐왔습니다만, 요즘은 나오가 눈에 밟히는 군요. 맹하고 바보 같지만 정말 의외로 날카로워요. 현실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맹한 걸까 싶을만큼 수상쩍게 날카롭습니다.
명색이 주인공인데 그저 맹하기만 해서야 곤란하긴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초반의 맹한 울보는 어디가고 요코야 같은 강적의 허를 찌를 수도 있는 나오가 되어가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만큼 게임을 해댔으면 똑똑해질만도 하지 않겠냐 싶기도 하지만 사실 시간이 많이 흐른 건 아니잖아요. 고작 몇 개월입니다. 더군다나 아키야마나 후쿠나가 같은 똑똑한 녀석들을 주변에 두르고 사는 터라 본인이 머리를 굴릴 필요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만한 발전을 보이는 건 원래 소질이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요.

게임에서 빠질 기회가 있었음에도 돌아간 시점에서 댁은 정상이 아님.
실은 단편집에 아키야마의 과거 이야기가 실려서 나오의 과거도 당연히 있겠거니 하고 샀는데 그건 없더군요. 다음 단편집이나 다른 권에서 권말부록형식으로 실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