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기대지요. 글을 잘 썼나 못 썼나로 우열을 가린다면 좋게 평가한 대부분의 라노베가 형편없는 것들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다양한 책을 주기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라노베, 특히 시드노벨 책들의 저급한 문장력과 부정확하고 오염된 용어 사용을 지적하는 글을 봤습니다.
뭐, 사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시간떼우기용 소모품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건 즐거운 책읽기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느슨하게 즐기는 게 좋은 겁니다.
하지만 잘 쓴 글이라도 재미가 없는 건 역시 마음에 안들더군요. 이런게 취향인가 봅니다.
그런의미에서 요즘 귀족탐정 다아시 경 시리즈를 읽는데 뭔가 맛깔나는 느낌이 없어서 맹숭맹숭 합니다. 딱히 트집 잡을 건 없는데 목구멍 한켠에서 간질거리는 답답함이 있어요.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 반재원 / 디앤씨미디어
재밌더군요. 시드노벨은 페이지원에 채워넣을 전자책으로 몇 권 구입했을 뿐인데 '미얄의 추천'과 '꼬리를 찾아줘' 그리고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가 괜찮더군요. 과연 시드노벨이 몇 권 없다 싶었더니, 검증된 작품을 먼저 전자책으로 낸 거였어요. 기왕 내려면 종이책과 동일하게 내주지 한권씩 빼먹었다는 게 뭐하지만요.
설마 다음권이 나오면 그제서야 안내고 있던 책을 전자책으로 푼다든가 하는 수를 생각하는 거라면 그냥 전자책은 접는 게 나을 겁니다. 서점 할인율을 생각하면 종이책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발매시기까지 차이나면 장사가 되겠어요? 어쨌든 7권은 종이책으로 샀습니다.
과거 판타지 붐이 일던 시기에 한국적인 것을 적용하려는 눈물겹지만 별 성과없는 시도가 많았는데, 초인동맹은 제목부터 일본틱한 감성이 묻어나지만 그래서 오히려 불편하지 않은 라노베였습니다. 초인 엔터테인먼트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로 해서, 흔히 써먹는 학교나 공공기관 같은 현실의 조직들이 그리 비중을 갖지 않는 이야기를 만든 게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원래 이런 건 공식만 따라가도 무난하게 재밌는 작품이라지만, 살짝 비틀어주는 센스는 그 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요. 일본이었다면 쉽게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질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거든요. 애니에, 게임에, 캐릭터 상품이 줄줄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작품임에도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정녕 안타깝다고 밖에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책 자체는 특출나지 않으나 기본을 하는 작품이라 딱히 단점이라할 부분이 없더라고요. 작가가 잘못쓰는 단어를 편집에서 걸러주지 못한 정도?(옥상의 '난관' 같은 거.)
그나저나 평소 쓸모없는 쓰레기라 생각한 띠지의 유용함을 체감하는 책일 줄은 몰랐어요. 7권 표지 옆트임 정도가 아니라 밑에 안입은 거 같잖아요. '노기자키 하루카의 비밀' 샀을 때 이후로 서점 계산대가 겁난 건 처음입니다;
재밌더군요. 시드노벨은 페이지원에 채워넣을 전자책으로 몇 권 구입했을 뿐인데 '미얄의 추천'과 '꼬리를 찾아줘' 그리고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가 괜찮더군요. 과연 시드노벨이 몇 권 없다 싶었더니, 검증된 작품을 먼저 전자책으로 낸 거였어요. 기왕 내려면 종이책과 동일하게 내주지 한권씩 빼먹었다는 게 뭐하지만요.
설마 다음권이 나오면 그제서야 안내고 있던 책을 전자책으로 푼다든가 하는 수를 생각하는 거라면 그냥 전자책은 접는 게 나을 겁니다. 서점 할인율을 생각하면 종이책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발매시기까지 차이나면 장사가 되겠어요? 어쨌든 7권은 종이책으로 샀습니다.
과거 판타지 붐이 일던 시기에 한국적인 것을 적용하려는 눈물겹지만 별 성과없는 시도가 많았는데, 초인동맹은 제목부터 일본틱한 감성이 묻어나지만 그래서 오히려 불편하지 않은 라노베였습니다. 초인 엔터테인먼트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로 해서, 흔히 써먹는 학교나 공공기관 같은 현실의 조직들이 그리 비중을 갖지 않는 이야기를 만든 게 불필요한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원래 이런 건 공식만 따라가도 무난하게 재밌는 작품이라지만, 살짝 비틀어주는 센스는 그 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요. 일본이었다면 쉽게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질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거든요. 애니에, 게임에, 캐릭터 상품이 줄줄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작품임에도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정녕 안타깝다고 밖에 할 말이 없어요.
그리고 책 자체는 특출나지 않으나 기본을 하는 작품이라 딱히 단점이라할 부분이 없더라고요. 작가가 잘못쓰는 단어를 편집에서 걸러주지 못한 정도?(옥상의 '난관' 같은 거.)
그나저나 평소 쓸모없는 쓰레기라 생각한 띠지의 유용함을 체감하는 책일 줄은 몰랐어요. 7권 표지 옆트임 정도가 아니라 밑에 안입은 거 같잖아요. '노기자키 하루카의 비밀' 샀을 때 이후로 서점 계산대가 겁난 건 처음입니다;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이노우에 켄지 / 김애란 번역 / 대원씨아이
만화에 대한 감상을 쓸까 책에 대한 감상을 쓸까 하다가 원작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책에 대해 써봅니다. 처음 이작품에 대해 알았을 때는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이건 폭탄이다' 싶었거든요. 터무니 없는 설정에 그저그런 미소녀가 굴러다니는 고교시절을 그린 흔해빠진 라노베임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심심해서 인터넷을 뒤지던 중 애니화가 되어 떠도는 걸 발견해서 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책도 구입하였습니다.
책을 보니 역시나 터무니없는 설정에 흔한 속성을 조합한 미소녀도 나오고 배경도 고등학교이지만, 하나 특출난 점이 있더군요. 주인공이 너무나도 바보라서 차라리 시원한 청량감입니다. 이는 애니에서도 잘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바보라도 그냥 바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건 책에서 확실하게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짜증날정도로 치마를 들추고 팬티를 휘날려서 책을 내다버리고야만 모 작품과는 달리, 적당히 가리고 한번 비틀어주는 유머를 구사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유머의 백미는 훌륭한 남아이지만 여자도 여자 취급하고 남자도 여자취급하는 히데요시의 존재지요. 여주인공들까지 존재감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다니 대단합니다.
아직 책으로 2권까지 밖에 보지 않았지만 어떻게 되어도 실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딱 그정도의 기대를 갖게하고 그정도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 속았다는 느낌도 없고 개똥철학을 설파할 것 같지도 않거든요.
적어도 '9S'보다는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만화에 대한 감상을 쓸까 책에 대한 감상을 쓸까 하다가 원작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책에 대해 써봅니다. 처음 이작품에 대해 알았을 때는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이건 폭탄이다' 싶었거든요. 터무니 없는 설정에 그저그런 미소녀가 굴러다니는 고교시절을 그린 흔해빠진 라노베임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심심해서 인터넷을 뒤지던 중 애니화가 되어 떠도는 걸 발견해서 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책도 구입하였습니다.
책을 보니 역시나 터무니없는 설정에 흔한 속성을 조합한 미소녀도 나오고 배경도 고등학교이지만, 하나 특출난 점이 있더군요. 주인공이 너무나도 바보라서 차라리 시원한 청량감입니다. 이는 애니에서도 잘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바보라도 그냥 바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건 책에서 확실하게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짜증날정도로 치마를 들추고 팬티를 휘날려서 책을 내다버리고야만 모 작품과는 달리, 적당히 가리고 한번 비틀어주는 유머를 구사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런 유머의 백미는 훌륭한 남아이지만 여자도 여자 취급하고 남자도 여자취급하는 히데요시의 존재지요. 여주인공들까지 존재감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다니 대단합니다.
아직 책으로 2권까지 밖에 보지 않았지만 어떻게 되어도 실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딱 그정도의 기대를 갖게하고 그정도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 속았다는 느낌도 없고 개똥철학을 설파할 것 같지도 않거든요.
적어도 '9S'보다는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뜬금없지만 애니메이션 엔딩이 이 작품의 느낌을 가장 잘 전달하는 듯 해서…
「9S」 하야마 토오루 / 김혜리 번역 / 대원씨아이
처음 서너권을 심심풀이로 구입했을 때는 꽤나 훌륭한 라노베라고 생각했습니다. 적당히 시간 때우기도 좋고, 읽는데 무리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뒤로 갈수록 애매해지네요.
우선 책이 너무 두껍습니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한두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나는 데 이건 세권은 예사라, 8권이라고 해봐야 진행이 지지부진 하지요. 별로 풀어내는 이야기도 없는데 분량이 많다는 건 좋지 않아요. 실제로 분량이 늘어난 부분을 보면 같은 사건을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다시 반복하거나 전투를 지리하게 끌고가거나 하는 것들이 좀 있어요. 뭐, 영상화가 된다면 다듬어질 부분이겠지만 어쩄거나 호흡이 좀 긴편입니다.
그보다 문제는 독자를 괴롭히는 캐릭터들입니다. 물론 이런 캐릭터를 보고 아무렇지 않을 사람이 더 많긴 하겠지만, 전 몇몇 캐릭터를 보면서 계속 이걸 읽어야하나 싶었다고요.
예를 들어 나이 꽤나 자시고도 철이 덜들었는지 힘으로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쿠로카와 켄이라던가, 죽다 살아나니 노망이 들었는지 성인에 가까운 추앙을 받다가 용병으로 돌아선 영감탱이 루시퍼라든지 하는 개똥철학을 설파하는 이들도 그렇고 툭하면 겸손한 일본인 운운하며 해외의 독자로 하여금 '설마 니들은 진짜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거냐;'하는 의문과 짜증을 품게 만드는 알리샤 같은 캐릭터는 아무리 시간 때우기로 즐기는 책이라지만 못봐주겠더라고요.
1~7권까지 읽는 것에 3일이 걸렸는데 8권을 읽는데 2주가 걸렸습니다. 사놓고 읽기가 싫어서요. 일본문화에 익숙해진터라 어지간한 건 대강 넘기면서 봐주겠는데 제발 위에 적은 두 가지는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성계의~'시리즈도 이처럼 호흡이 긴 소설이고 개똥철학에 같잖게 우아한 아브에다 주변 국가 사람들은 다 바보 취급하는 겉멋만 든 물건이었지만 이거 보단 매끄럽게 끌어나갔다고요.
그래도 액션이 많아서 애니화하면 볼만할 거에요. 책은 9권에서 끝나면 좋겠지만요.
처음 서너권을 심심풀이로 구입했을 때는 꽤나 훌륭한 라노베라고 생각했습니다. 적당히 시간 때우기도 좋고, 읽는데 무리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뒤로 갈수록 애매해지네요.
우선 책이 너무 두껍습니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한두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나는 데 이건 세권은 예사라, 8권이라고 해봐야 진행이 지지부진 하지요. 별로 풀어내는 이야기도 없는데 분량이 많다는 건 좋지 않아요. 실제로 분량이 늘어난 부분을 보면 같은 사건을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다시 반복하거나 전투를 지리하게 끌고가거나 하는 것들이 좀 있어요. 뭐, 영상화가 된다면 다듬어질 부분이겠지만 어쩄거나 호흡이 좀 긴편입니다.
그보다 문제는 독자를 괴롭히는 캐릭터들입니다. 물론 이런 캐릭터를 보고 아무렇지 않을 사람이 더 많긴 하겠지만, 전 몇몇 캐릭터를 보면서 계속 이걸 읽어야하나 싶었다고요.
예를 들어 나이 꽤나 자시고도 철이 덜들었는지 힘으로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쿠로카와 켄이라던가, 죽다 살아나니 노망이 들었는지 성인에 가까운 추앙을 받다가 용병으로 돌아선 영감탱이 루시퍼라든지 하는 개똥철학을 설파하는 이들도 그렇고 툭하면 겸손한 일본인 운운하며 해외의 독자로 하여금 '설마 니들은 진짜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거냐;'하는 의문과 짜증을 품게 만드는 알리샤 같은 캐릭터는 아무리 시간 때우기로 즐기는 책이라지만 못봐주겠더라고요.
1~7권까지 읽는 것에 3일이 걸렸는데 8권을 읽는데 2주가 걸렸습니다. 사놓고 읽기가 싫어서요. 일본문화에 익숙해진터라 어지간한 건 대강 넘기면서 봐주겠는데 제발 위에 적은 두 가지는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성계의~'시리즈도 이처럼 호흡이 긴 소설이고 개똥철학에 같잖게 우아한 아브에다 주변 국가 사람들은 다 바보 취급하는 겉멋만 든 물건이었지만 이거 보단 매끄럽게 끌어나갔다고요.
그래도 액션이 많아서 애니화하면 볼만할 거에요. 책은 9권에서 끝나면 좋겠지만요.
「노기자카 하루카의 비밀」 이가라시 유사쿠 / 인단비 번역 / 학산문화사
애니를 보고 참 오덕한 만화구나 싶었는데 원작이 라노베라기에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를 사면서 같이 질렀습니다. 그야말로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질러서 이런 건 줄 몰랐지요.
여지껏 라노베란 것은 NTnovel 몇 종하고 제국주의 SF 괴작 '은하전기',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에 홀려서 산 '뱀파이어헌터 D' 정도를 봤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eXtream Novel로 나온 건 처음 봤는데 재밌더군요.

4권부터는 다른 책들처럼 상식적인―꼬리가 남지 않는― 형태로 나오는데 대신 오자가 꽤 눈에 밟힙니다. 오탈자야 흔한거지만, 초판을 3,4쇄씩 찍어내면서 교정쇄를 내지 않더군요. 워낙 책 자체가 비교적 저가라서 아예 교정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번역도 좀 미묘한게 초(超)를 남발하는 일본애들 말버릇은 고스란히 나오면서, 비유 같은 건 이해를 돕기 위한 현지화를 해버리는데 이게 또 은근히 이질적이란 말이에요.
처음에 영덕대게가 언급되는 걸 보고, 이것이 일본에 수출되는 그 영덕대게인 건지 아니면 다른 것에 대한 현지화된 의역인건지 고민 좀 했습니다. 나중에 제주도 흑돼지니, 돌하르방이니 하는 부분이 나와서 현지화된 의역으로 파악했지만, 처음 '상남2인조'를 봤을 때 처럼 뭔가 어긋났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건 그래도 익숙해지니 신경 쓰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교정이나 번역보다 곤란한 건. 소설자체가 '신족가족' 수준이란 거지요. 굳이 더 따지면 그보다 약간 처집니다.

재미는 있어요. 하지만 같은 흥미위주 소설이라도 다나카 요시키 같은 사회비판적이고 연륜이 넘치는 작가가 쓴 글과는 차이가 확연하죠. 사실 이쪽은 신인에 가까우니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두드러지는 차이는 그런 걸 넘어서, 글을 어떤식으로 쓰겠다고 생각하는 방식자체가 다른 거 같더라고요. 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단 오타쿠도 멀쩡한 사람이고 사랑을 하고 산다는 이야기를 오타쿠에게 하는 소설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위의 모든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삽화입니다. 일러스트를 모아보면 영락없는 판치라 만화라는 건 어쨌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했으니까 샀지, 서점에서 계산대에 올려놓기 민망한 표지―다른건 괜찮아도 3권은 참;―도 있으니까요. 어릴 때는 보고싶으면 사는 거지 뭔상관이야 싶었는데 이제는 이런 강렬한 표지의 책은 사기 힘들어요.
애니를 보고 참 오덕한 만화구나 싶었는데 원작이 라노베라기에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를 사면서 같이 질렀습니다. 그야말로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질러서 이런 건 줄 몰랐지요.
여지껏 라노베란 것은 NTnovel 몇 종하고 제국주의 SF 괴작 '은하전기', 아마노 요시타카의 일러스트에 홀려서 산 '뱀파이어헌터 D' 정도를 봤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eXtream Novel로 나온 건 처음 봤는데 재밌더군요.

이런 게 한두페이지가 아니라 책 전체에 고루 나타납니다.
4권부터는 다른 책들처럼 상식적인―꼬리가 남지 않는― 형태로 나오는데 대신 오자가 꽤 눈에 밟힙니다. 오탈자야 흔한거지만, 초판을 3,4쇄씩 찍어내면서 교정쇄를 내지 않더군요. 워낙 책 자체가 비교적 저가라서 아예 교정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번역도 좀 미묘한게 초(超)를 남발하는 일본애들 말버릇은 고스란히 나오면서, 비유 같은 건 이해를 돕기 위한 현지화를 해버리는데 이게 또 은근히 이질적이란 말이에요.
처음에 영덕대게가 언급되는 걸 보고, 이것이 일본에 수출되는 그 영덕대게인 건지 아니면 다른 것에 대한 현지화된 의역인건지 고민 좀 했습니다. 나중에 제주도 흑돼지니, 돌하르방이니 하는 부분이 나와서 현지화된 의역으로 파악했지만, 처음 '상남2인조'를 봤을 때 처럼 뭔가 어긋났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건 그래도 익숙해지니 신경 쓰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교정이나 번역보다 곤란한 건. 소설자체가 '신족가족' 수준이란 거지요. 굳이 더 따지면 그보다 약간 처집니다.

그래도 m 문화원에서 강의하는 귀작가와 비교하면…
재미는 있어요. 하지만 같은 흥미위주 소설이라도 다나카 요시키 같은 사회비판적이고 연륜이 넘치는 작가가 쓴 글과는 차이가 확연하죠. 사실 이쪽은 신인에 가까우니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두드러지는 차이는 그런 걸 넘어서, 글을 어떤식으로 쓰겠다고 생각하는 방식자체가 다른 거 같더라고요. 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단 오타쿠도 멀쩡한 사람이고 사랑을 하고 산다는 이야기를 오타쿠에게 하는 소설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위의 모든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삽화입니다. 일러스트를 모아보면 영락없는 판치라 만화라는 건 어쨌거나 인터넷으로 주문했으니까 샀지, 서점에서 계산대에 올려놓기 민망한 표지―다른건 괜찮아도 3권은 참;―도 있으니까요. 어릴 때는 보고싶으면 사는 거지 뭔상관이야 싶었는데 이제는 이런 강렬한 표지의 책은 사기 힘들어요.
「신족가족」 쿠와시마 요시카즈 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박계현 번역 / 대원씨아이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고 개그가 넘치는 글이고 나쁘게 말하면 미친 놈이 마구잡이로 떠들어대는 느낌이기도 한
어차피 라이트노블에서 거창한 걸 바라지는 않았지만 8권에서 끝이 나버리기에는 7권이나 나오도록 제대로 풀어간 이야기가 없잖아요. 과장되고 시끄러운 일본식 개그를 보는 게 재밌어서 본 게 아니라 그 요란하고 실속없는 개그가 포장하고 있는 내용물을 찾고 맥락을 맞추는 재미로 보던 책인데, 제대로 벌려놓지도 않고 8권에서 끝나버린다는 건 인기가 없어서 서둘러 내린다는 것과 별반 차이도 없군요.(진짜 그건가;)
일러스트가 좋았다는 걸로 만족해야 되는 책인가 봅니다.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고 개그가 넘치는 글이고 나쁘게 말하면 미친 놈이 마구잡이로 떠들어대는 느낌이기도 한
신족가족이지만 여태 한권으로 끝나는 구조가 깔끔하여 봐왔습니다. 그런데 8권으로 끝이라는 걸 보니 7권의 내용은 별로란 걸 알겠더군요.
어차피 라이트노블에서 거창한 걸 바라지는 않았지만 8권에서 끝이 나버리기에는 7권이나 나오도록 제대로 풀어간 이야기가 없잖아요. 과장되고 시끄러운 일본식 개그를 보는 게 재밌어서 본 게 아니라 그 요란하고 실속없는 개그가 포장하고 있는 내용물을 찾고 맥락을 맞추는 재미로 보던 책인데, 제대로 벌려놓지도 않고 8권에서 끝나버린다는 건 인기가 없어서 서둘러 내린다는 것과 별반 차이도 없군요.(진짜 그건가;)
일러스트가 좋았다는 걸로 만족해야 되는 책인가 봅니다.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