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읽어보지는 않았으니 원래 그 모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소위 '병맛쩐다.'라고 하는 표현에 딱 들어맞더군요. 상식을 가진 남자가 정신나간 여자랑, 역시 정신나간 남자와 얽혀서 같이 미쳐가는 과정을 담았다고나 할 까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걸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아내에게는 자기만을 바라볼 것을 요구하면서 자신은 바람피며 노는 남자들의 이중성에 대해 지적함과 동시에 일부일처제란 틀에 갖혀서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닌가? 가족의 형태가 꼭 한 가지로 정해져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걸로 보여집니다.

만약 그렇다면 앞에 것. 남자의 이중성에 대해 부도덕한 것을 역시 부도덕한 것으로 맞받아치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짓거리라 그렇게 해석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 흔적은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흔적들도 그다지 유쾌하지는 못하더군요. 그리고 가족의 새로운 형태에 대해서라면 이거야말로 판타지 중의 판타지입니다. 사람이 다들 무슨 성인군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낫살 꽤나 처먹은 어른들이 가족에 대한 상식과 가치관을 박살내는데 주변에 가해지는 여파는 어찌그리 미미합니까?

마누라가 딴 놈이랑 부부라고 기사가 났는데 남자의 회사에서 잠깐 소문이 돈 거 말고는 갈등이나 파란 따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딸내미 돌잔치 때 그런 사고를 쳐버렸는데도 놀이터에서 대화 잠깐 나눈 거로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조용히 흘러넘어가죠. 말도 안되죠. 현실성은 안드로메다에 암매장하고 왔답니까. 상황이 저쯤 되면 당사자들이 가만 있으려해도 주변에서 쳐죽일년이라며 여자 머리채라도 잡아끌고 법정으로 가던지 힘들게 키워 놨더니 별 미친년한테 홀렸다고 통탄을 하면 쫒아내거나 하지 어느 등신 같은 부모가 아들이 그러고 사는 걸 그냥 넘어갈까요. 무슨 60년대 히피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자식새끼 장가보낼 만큼 키운 부모의 그런 당연한 반응들이 싸그리 생략되니 영화가 뭘 말해도 다 같잖게 보이는 겁니다.

영화의 볼거리인 손예진의 베드신과 비속어로 얼룩진 대사를 빼면 그리 좋은 게 없더군요. 한가지 재미있었던건 음악의 사용입니다. 김광석 씨가 불렀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가사 없이 편곡되어 깔리는 줄 알고 황당한 상황에 적절한 어이없으면서 해학이 그득한 배경음악이라 생각했더니 영화 막바지에 원곡이 나오는 것 같더군요; (확신을 못하는 건 제가 원곡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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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영화…


2008/11/09 23:01 2008/11/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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