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부제가 "세상을 뒤바꾼 심리 실험 10장면"입니다. 심리 실험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겠거니 하고 봤는데 실험에 대해 흥미 위주로 풀어낸 게 아니라 실험을 한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책입니다.
예를 들어 해리 할로의 애착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할로가 어째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나를 살펴보고 실험의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현재 관련분야나 실험을 행했던 그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또는 죽었는가-를 말해주는데 표현 방법이 주관적이면서 미려해서 인문학에 대한 책이 아니라 마치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원래 기대했던 건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들의 비윤리적이고 위험한 실험에 대한 자극적인 글을 원하고 본거였습니다만 좀 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책에 소개된 10가지 심리실험에 해당하는 일들이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주변에 많이 일어난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고요.
실제로 가짜 기억 이식이나 기억 조작은 저도 해본 적이 있어요. 모임에 나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른 다음 그때의 상황을 거짓으로 묘사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모임에 참석했던 걸로 기억하게 한다든가 하는 거지요.
아무튼, 처음에 딱딱하고 자극적인 인문학 서적을 기대하고 펼쳤다가 부드러운 문체의 수필에 조금 실망했다가 읽다 보니 인문학 서적이 맞기는 맞는구나 싶은, 잘 읽히고 재밌는 책입니다. 단지 1판 9쇄로 읽었는데 인쇄 상태가 군데군데 지저분하더군요. 글씨가 밀려서 보기에 안 좋았어요.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