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서 사람죽어나가는 거야 워낙 많이 나오지만, 그래서 인플레가 일어났달까요. 21세기에 등장한 만화들, 특히 데스노트나 미래일기 같은 작품을 보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에 별의미가 없죠. 어찌보면 경쟁관계라 할 수 있는 연애물 쪽은 죽음 자체가 거의 다뤄지지 않고요.
크로스 게임은 시작부터 한 명 죽여놓죠. 너무 어리긴 하지만 코우와 사귀는 사이인 와카바가 죽었을 때의 슬픔의 묘사는 언제봐도 훌륭한 것이지요. 와카바의 죽음을 알고도 혼자 여름축제에 갔던 코우의 행동이 어떤 의미였는지 보여주던 한 컷 등은 여전히 훌륭한 부분이면서, 터치의 그것을 연상시켜 전개가 뻔하겠구나 싶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던 부분입니다. 죽은 이의 그늘이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히기 어렵게 하는 그런 식의 전개를 예상했지요. 실제로도 그렇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설마 11권에서 새로운 인물을 투입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11권을 통채로 할애해서 새로운 캐릭터 소개에 쏟아부었더군요.
와카바가 죽고 6년이 흘러 이제 슬픔이 옅어져 가고 있음을 모미지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면서, 메밀국수 집 딸을 투입해서 코우를 흔들어 놓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니, 비슷비슷한 거 같아도 변화가 많은 아다치 만화에요.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