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사이트에서 아이북스 스토어와 아이패드로 인해 앱스토어가 개인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개인이 책을 써서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독자에게 파는 개인출판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림없다고 봅니다.

우선 책을 왜 읽는지부터 생각해보면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지요.

  1. 정보의 습득
  2. 유희를 위해서
  3. 안내서로 활용

정보의 습득이란 건 신문구독에서 공부까지 지식을 얻기 위한 모든 걸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아이패드가 끼어들 여지가 있습니다. 바쁜 아침에 컴퓨터를 켜지 않고 기사를 훑어본다든지 교과서나 전공서적 등 부피가 큰 것들을 아이패드에 담아서 휴대한다면 매우 쓸모있는 기계겠지요. 사실 기사야 굳이 아이패드가 아니어도 편하게 볼 방법은 많지만 학습서적에 대해서 만큼은 어느정도 크기의 화면이 필수기 때문에 제일 저가 모델을 쓴다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학습에서 개인의 출판물이 끼어들 틈은 없다시피 하지요. 쪽집게 강사의 문제집 같은 것들이 그나마 가능성 있는 분야지만 이런 것들이 넘쳐난다고 해서 개인출판시장이 활성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게다가 인강이라는 막강한 교재가 넘치는 나라에서는 그런 문제집을 내서 얼마나 수익이 있을런지도 생각해볼 문제겠고요.


유희를 위해서란 것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개인출판시장이 활성화될 여지가 많은 것이기도 하지요. 문제는 돈을 낸다는 것입니다. 아이패드는 IPS액정을 씁니다. 장시간 독서가 가능한 화면이 아니지요. e-inke-paper니 하는 것들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돈들여서 눈을 혹사시키는 건 생각하기 어렵죠. 애플이 출판사들이랑 계약을 맺고 이것저것 낼 모양이던데 대체 어떤 식으로 눈의 피로를 해소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그부분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걸 전제로 적어보지요.

유희라는 목적 아래에서 장시간 읽을 수 없다는 건 즉, 딴짓을 할 수 있으면 딴짓을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게임·음악·영상을 즐길 수 있는 기계지요. 그런데 대체 뭣 때문에 눈의 피로를 감수하며 책을 읽는단 말입니까. 게다가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으면 더더욱 책을 읽고 있을 이유가 없지요. 이건 제가 가방이 무겁지만 전자책으로 있어도 굳이 종이책을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희면에서 가능한 모든 오락거리를 제공하지만, 그렇기에 책을 읽을 일은 적어지니 이 부분에서 독서량이 늘거라곤 생각치 않습니다. 휴대하면서 문서를 읽을 수 있는 기기가 DAP부터 노트북까지 널리고 널렸는데 다 실패하고 아마존 킨들 같은 허름한 물건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면 아이패드에서 전자책의 효용을 따지는 건 부질없는 짓입니다. 독자가 적은데 개인출판시장이 활성화 될 게 뭐있겠습니까. 있다면 동인지(그것도 만화만) 통신판매가 아이북스 스토어도 지원하는 효과 정도겠지요.


안내서로 활용이란 건 요리라거나 여행지 등에서의 활용입니다. 사실 이게 제일 이상합니다. 요리하면서 요리책으로 부족하니 전자책을 본다는 건데 요리의 현장은 기름과 물이 튀는 환경이란 말입니다. 거기에 그런 환경에 대응하지 않는 전자기기를 가져다 놓는다고요?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가성비를 따지면 종이로 된 요리책에 비해 나은 게 없습니다. 어떤 이는 동영상 등이 복합된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이야기 하지만 아이패드의 형편없는 용량과 확장성을 생각하면 용량이 권당 수 백 메가바이트는 될 전자책이 유통되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럴바에야 NDS와 '비타민 - 위대한 밥상'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는게 값도 싸고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여행가이드라니, 그 큰 걸 왜 여행지까지 가지고 다닙니까. 차라리 스마트폰을 쓰는 게 낫지요. 신용카드 한장 달랑 들고 유람 다닐게 아니고서야 아이패드 같은 부피는 심각한 짐입니다. 더군다나 대체할 것이 있는 상황에서는 고려할 가치도 없지요.

무엇보다도 요즘처럼 너도나도 블로그로 정보를 뿌려대고 포털에서 얼마든지 무료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에 무선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란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생활정보를 위해 수십만원 하는 단말기와 전자책을 살리가 없지요.

이건 발상의 문제입니다. 언제나 잡스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 성공해온 애플이라지만 전자책은 생각대로 안될 겁니다. 전자책 모드에서 다른 전자책 단말기들 수준의 편안한 가독성을 확보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교과서 대용과 누워서 만화볼 때 외에 쓸모가 있을 거라 생각치 않습니다.

2010/01/29 20:35 2010/01/29 20:35

사과는 좋지만 애플은 싫던데…

Posted at 2007/11/27 20:15// Posted in 무엇
애플이 싫어요. 말그대로. 먹는 거 말고, 기업 애플이요.

맥을 써본적도 없고 아이팟을 쓰지도 않으니 제품에 불만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그냥 남들이 좋아하니까 싫은 것도 아니고요. 뭐든지 다 자기네 밑에 두려는 거 같아서 싫어요. 맥OS는 맥에만 설치해야하죠. 아이팟은 아이튠즈만 써요. 매니악들이나 해커들이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해도 회사의 기본 방침은 그렇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MS는 싫어하면서 비슷한 짓을 하는 애플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란 말이죠.

참 신기한 일이에요. 게다가 애플이 한다 그러면 좋은 쪽으로만 받아들이는 경우도 꽤 되더라고요. 앞으로 DRM Free 음원을 늘려가겠다는 애플. 궁극적으로는 전부 DRM을 해제해서 어떤 MP3P에서도 재생되는 파일을 판매하려나 보더군요. 잡스가 이 계획을 밝히자 마자 당장 반발이 있었죠. 아무제한 없는 음원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그 좋은 일에 왜 반발이 있었겠어요? 뻔히 보이거든요. 저가 중국산 MP3P들의 공세가. 이런식으로 가면 하드웨어 팔아봐야 수익이 떨어지는 건 뻔한 노릇이니 유통이나 재고 걱정 없이 수익을 내는 음원을 팔겠다는 속셈인데 다른 회사들이 좋아할리가 없지요.

이미 세계적으로 8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아이팟과 덩달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아이튠즈 스토어. 사람들이 그동안 아이팟을 쓰면서 아이튠즈에 쌓아놓았을 음원들을 생각하면 다음에 아이팟을 사지 않더라도 음원은 DRM이 없는 아이튠즈에서 사게 되리란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 무서워요, 무서워.

애플을 이기려면 MS가 미친듯이 돈을 풀어서 음원을 사들이던지 독과점으로 소송을 거는 수 밖에 없겠네요.
2007/11/27 20:15 2007/11/27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