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의 기나긴 이별 소개
챈들러의 책은 '하이윈도'와 '안녕, 내 사랑' 정도만 읽었는데 EBS에서 기나긴 이별을 해준다길래 봤는데 영화내내 흐르는 The Long Goodbye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에 다양한 편곡으로 같은 곡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처음 시작할 때 테리와 말로를 각각 보여주는 부분에서 노래 또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부른 걸로 들려주는데 시작부터 영화에 취하게 하더군요.
화면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배우들 연기야 아는게 없으니 별로 쓸말은 없지만 필립 말로 역을 맡은 엘리엇 굴드가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1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의 맛을 살린 게 좋더군요.
챈들러는 미려한 문장으로 글을 쓰지만 추리가 약하다고 하지요. 영화도 그렇더군요.
도망가는거 도와 달라는 친구 테리와 남편 찾아달라는 아줌마와 테리가 들고간 내 돈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건달이 서로 얽혀서 돌아가는데 제가 따라가기 어려운 추리를 합니다.
머리가 나빠서 못따라가는 거 아니냐 할 수 도 있지만 글쎄요, 어째서 말로가 그런식으로 실비아와 로저를 연관 지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말로가 모리 코고로와 같은 부류였나?
하기야 애초에 사람에 대한 표현이 재밌는 작품이지 추리는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필립 말로야 특유의 빈정거림과 사립탐정의 프로정신만 살아있으면 헐리우드에서 살아갈 수 있을거고.
아무튼 오랜만에 TV에서 재밌는 영화를 봤습니다. 단지 19금인데 말로네 옆집여자들 뿌옇게 처리한게 아쉬웠습니다.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