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위에 서있는 거임?
얼마전 반값 세일행사 때 낼름 책을 샀었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두꺼워서 쉬이 읽을 엄두가 안나더군요. 앞부분을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DVD를 샀습니다. 영화가 B급을 노리고 만들었는지 원작이 B급스런 분위기로 충만해서 그런지 황당무계하면서도 흥겹더군요. '영광의 날' 같은 미국 B급처럼 지저분하지도 않고요. 책에서 마빈이 말하던 행성만한 두뇌용량이 방대한 메모리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글자 그대로 거대한 머리라는 걸 영화를 보고야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막은 왜 그모양인지, 고유명사를 번역해버리는 것 까지는 참아줄 수 있어요. 번역자의 철학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좀 어색하게 느껴지더라도 작품을 감상하는데 지대한 타격을 주지 않는 이상 존중해야 할 부분이니까요. 하지만 배의 브리지를 다리라고 번역하는 건 참아줄 수 없어요!
뭐, 번역기에 넣고 돌렸답니까? 함교라는 단어가 그렇게 어려운 말인가요? 그러면 거기서 대사에 다리라는 번역을 집어넣으면서 번역자나 자막 작업한 사람은 아무런 이상함을 못느꼈는지 궁금합니다. 그 부분을 보는 순간 참고 넘어가려던 고유명사 번역도 그저 번역기에 돌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나려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밌게 봤지만 남는 건 그저 다리 밖에 없군요. 특히 주이 데샤넬의 미끈한…응?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