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잡다하다 보니 기웃거리는 동호회 사이트가 몇 군데 됩니다. 그 중에는 중고장터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 종종 가보고는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왜 MB가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동호회의 장터란 파는 사람은 업자에게 파는 것보다 좋은 값을 받고, 사는 사람은 업자에게 사는 것 보다 저렴하게 구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가장 짧게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동호회의 공동구매란 좋은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구매자를 모아서 뭉치는 것입니다. 업자는 한 번에 많은 양을 파니 일반적인 시중가보다 염가에 제공하면서 홍보효과도 봅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장터의 취지는 단순히 이윤을 노린 거래에 있지 않습니다. 아끼던 물건의 가치를 알고, 잘 쓸 수 있는 사람에게 넘기려는 사람과 평소에 써보고 싶었으나 비싸서, 단종되어서 구하지 못했던 물건을 회원으로부터 구매하며 관계를 구축하게 끔 한다는 일종의 단합을 유도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공동구매 또한 그저 싸게 사는 것만을 노리진 않습니다. 장터와 같은 단합의 효과는 아니지만 동호회를 활성화 시키는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영진은 일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할 도덕적 의무가 있고, 구매에 성공한 회원은 꼭 갖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다른 회원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미덕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꾼이나 업자들의 개입, 가격을 덧붙여 다시 파는 되팔이 등 이윤만을 추구하는 불건전한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 건 글로 쓰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그런 취지에 맞게 행동하게 됩니다. 상식이 있다면요.

그런데 자주 가는 사이트 중 한 곳에서 무척 우려되는 반응을 보았습니다. '일단 구입한 물건은 소유권이 넘어왔으니 되팔이를 하는 건 산 사람 마음대로'라는 의견에 동조하는 회원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마치 이 정부가 내세우는 법치주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차익을 챙기는 것이 회원간의 매너나 도덕보다 중요한 일이라니! 돈이 당연히 인간이 지녀야할 소양에 해당하는 정신적인 면보다 우선한다고 여기는 것은 참으로 존경받는 성직자의 죽음에도 경제타령을 하는 누구 같은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물건을 샀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다시 파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샀던 가격보다 더 받고 판다던지, 다른사람이 구매할 기회를 밀쳐내고 얻은 물건을 공동구매로 얻은 거라고 자랑스레 떠벌리며 장사치 처럼 팔아치우는 것이,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어려서 그런 관념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나이먹어서 그러는 것은 도덕성이 결여된데다가 뭐가 문제인지 조차도 모른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반응을 상상도 못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다는 걸 떠올려보니, 사람들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게 그저 일부의 철없는 생각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역시 이상한 반응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분명 그럴겁니다.


응? 쓰고보니, 제목과 글 첫머리와 결론이 다 다르네;
2009/02/20 22:34 2009/02/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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