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모든 이들이 매일 고민하지만 먹기전까지 결코 해결되지 않는 문제인데 점심을 기름지고 넉넉하게 먹은 덕에 저녁메뉴는 쉽게 정하였습니다. 남은 것은 어디서 사먹냐는 것 뿐이었지요.
본디 할인이 가능해서 편의점에서 사먹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편의점의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은 느끼합니다. 그 친구는 기본은 갖췄지만 치우치지 않는 조화로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요. 밥과 마요네즈, 참지. 그리고 모두를 감싸안은 김의 조화는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은 마요네즈의 느끼함에 대항할 자가 없어 치우친 맛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자들하고만 어울려서야 어찌 중용을 알겠습니까?
그래서 오랜만에 갖가지 채소와 조화를 이루는 김밥집 김밥을 먹기로 하고 전에 자주 갔던 김밥집을 갔습니다. 다른 김밥들이 가격을 2500원으로 올렸음에도 참치김밥 가격을 2000원 그대로 유지하고 있더군요.
'옳커니, 한분야에 오래 매진한 집이라 김밥의 도를 알고 참치김밥 가격을 동결하였구나. 참으로 훌륭한 가게다.' 생각했지요. 그랬더니만 세상에나 김밥을 마는데 깻잎으로 장난을 치는 겁니다. 원래 깻잎 두 장을 깔던 것을 한 장을 반으로 나눠서 까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리도 무도할 수 있단 말입니까!
깻잎은 참치김밥에 곁가지로 들어가는 단순한 채소가 아니란 말입니다. 깻잎이야말로 그 강한 향으로 마요네즈의 느끼함에 대적하며 다른 이들이 마요네즈의 힘에 눌리지 않도록 둘러싸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거늘, 이를 반으로 쭉 찢어다가 깔아버리니 제역할을 다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역시나 밥과 다른 채소들이 마요네즈에 침식 당하고 깻잎향이 약하니 가격을 생각해 볼 때 이는 편의점에서 참치마요네즈와 매운고추장 삼각김밥으로 균형을 맞추니만 못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가격을 동결하여 도리를 아는 척 군자인양 생색을 내더니만 실상은 소인배도 이런 소인배가 없었던 겁니다.
앞으로 편의점이나 2500원하는 곳에서 사먹으면 모를까 이처럼 술수를 부리는 곳에서 사먹지는 않을 것입니다.
쓰고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