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만들었으면 영감쟁이가 변하지 않고 꼴통 짓 하며 끝나고 엔딩 올라갈 때 '이 땅의 모든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따위의 문구나 덩그러니 떴겠지만,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또 다른 이야기와도 같은 영화라 그런지 마지막까지 극장에 앉아있어도 좀 더 감동을 줍디다.
전체적으로 월트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웃겼습니다. 마지막까지 인종차별적인 소리를 하고 거친 말씨도 바뀌지는 않지만 못된 늙은이가 말은 그래도 착한 노인네로 변하지 않지만 변하는 부분은 노인들의 공통된 모습인지 우리 눈에도 익숙한 일이라 즐겁게 봤습니다. 마지막 결심하는 부분이 그래서 그만큼 짠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무시하던 애송이 신부에게 고해성사 하는 부분이 묘했습니다.
그때 월트가 고해한 죄들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거든요. 특히 요즘의 어떤 나라에서는 고해한 죄 중 어떤 것을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인 줄 아는 무리가 어린애부터 배때기에 기름기 좀 채워넣은 어른들까지 폭넓게 퍼져 있을 정도로 가벼운 죄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타오에게 털어놓는 무거운 죄는 고해 따위로 지우지 않고 언제까지나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친네의 꼬장꼬장하나 존경할만한 부분을 잘 보여주지요.
보고나니 매우 좋은 영화지만 새로운 영화는 아니었어요. 이미 한 번 했던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변주한 것이니까요. 뭐, 다들 그렇긴 하지만 보통 다른 사람들은 기교를 잔뜩 부려서 다른 이야기인양 꾸민다고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기자신을 연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 걸린 성조기만봐도 어떤 영감인지 알만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