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상으로는 15권이 불필요한 걸로 보입니다. 불과 한 권 사이에 무려 5년이란 시간을 넘겼지만 결국 호타루의 성장이란 것이 큰의미를 갖는 걸로 보이진 않거든요. 14권에서 '둘이 잘살았답니다 끝~'했어도 괜찮았겠더라고요. 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작가의 역량은 잘 드러나더군요. 결말이 날 때까지 매회마다 앞으로 얼마든지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여유를 보여줬으니까요.
특히 까페유리를 사이에 두고 문자질 하는 부분은 마지막인 걸 알면서도 실은 2부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기대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보통 이런 덤이나 마찬가지인 부분까지 오면 억지로 늘리는게 보이는 법인데 그렇지 않은 건 대단한 것이지요. 만약 다카노 부장이 30대 중후반 정도에서 이 만화가 시작했다면 15권에서 끝나는 걸 아쉬워했을 겁니다.
마지막 두 편은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작가의 연식이 심하게 티가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팝송 가사로 표현하는 마음이라니(게다가 엘비스 코스텔로라니!), 이 무슨 90년대스러운 요소냐고요.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좋았습니다. 과거 순정만화란 걸 처음 봤을 때의 닭살 돋는─요즘은 손발이 오그라든다다고 하는─ 느낌이 되살아나는 듯 했거든요.
어쨌든 몇몇 주변인물들에 대해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간 걸 제외하면 나쁠 것 없는 마무리였습니다.

뒷표지의 그림인데 이 컷의 정체가 좀 깨더라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