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판을 볼때 랜튼과 에우레카의 애정행각에 내상을 입어놓고도 극장판 블루레이의 국내출시가 확정되자마자 예약판매로 샀습니다. 역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애정행각은 여전했지만, 기대했던대로 충실한 작품이었습니다.

TV판이 워낙에 이야기 구조가 탄탄했고 마무리까지 완성도가 높았던 작품이어서, 뒷이야기 같은 걸 끄집어내기 어렵겠는데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습니다만, 감독은 애초에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를 생각한 거였습니다.

TV와는 주역들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게 바뀌어서 그냥 보면 혼란스럽지만 동봉된 설정집을 먼저 읽어보니 이해하기 쉽더군요. 괜히 껴주는 게 아니었어요. 뭐, 굳이 설정집을 보지 않아도 곳곳에 나타나는 TV와의 연결고리는 무시하고 평행우주로 봐도 되지만요.

그래서 블루레이라는 매체로 나온 게 좀 아쉬웠습니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TV판을 활용한 부분이 있어 맞추기 위해 그랬는지 몰라도 블루레이 화질로는 좋은 편이 아니거든요. 소리는 적당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서 모르겠군요. (돈 모아서 홈씨어터를 장만해야되나;)

그리고 건담보고 놀란 가슴 짐보고 놀란다더니, 디스크를 넣고 실행시키니 곧바로 본편이 나와서 흠칫했습니다. 부가영상이고 뭐고 다 빼고 알맹이만 담은 대신 설정집을 넣어준 건가 했거든요. 다행히도 멀쩡히 메뉴화면이 있는데다가 부가영상 자막까지 다 들어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리 많은 은유와 철학적 관념을 가져와도 결국 얘네 둘의 이야기


화질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스트레인저 무황인담'도 그렇고, 본즈 작품들이 은근히 부가영상을 덜어내거나 자막 안넣거나 하는 거 없이 잘들어오는군요. 아니면 블루레이라서 그런가…

2010/07/18 00:02 2010/07/18 00:02

단란한 서스톤 가(家)


첫  방영부터 완결될 때까지 어디에도 감상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오직 하나, 랜튼과 에우레카의 염장질에 기가 질렸달까…….

랜튼이 에우레카를 좇아 월광 호에 탔을 때는 그저 미래소년 코난 정도의 연애질이겠거니 생각했었건만, 두 어린 것들이 죽네사네 하면서 제대로 염장질러대더니 마지막에는 달덩이에 하트를 박아놓는 염치없는 짓까지 해버렸겠다.

랜튼 할배가 집 나간 손자놈이 자식을 셋이나 호적에 올렸는데도 혈압으로 쓰러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

중반 이후로 스카브코랄이 어쩌고 한계량이 저쩌고 하면서 귀신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주워섬기기에 되게 심각한 만화인가 했더니 중요한 건 사랑.

종교갈등도 사랑.
인종청소도 사랑.
원한관계도 사랑.
스카브코랄도 사랑.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던 작화나 늘어지지 않고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은 명작이라 불러주는데 손색이 없지만 지나친 애정행각에 감점. 소년의 성장 드라마 같기는 했지만 소년에서 곧바로 애아빠가 되는 건 의외.

주인공을 보면 십대 중반 정도를 노린 듯한데 이야기의 무게나 복잡성이 좀더 위의 나이대에 맞춰진 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이미 내 생각보다 아이들의 수준이 더 높아졌던가…….
2006/04/03 17:44 2006/04/03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