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도 소비활동은 하는 법.

Posted at 2007/02/03 14:49// Posted in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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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의 그림이 뉴욕에서 개봉할 때의 포스터라는군요.


"신족가족"을 예스24에서 주문하면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만화책처럼 배송비를 물립니다. 치사해도 적립금으로 사는 마당에 어쩌랴 싶어 이외수 씨의 "날다 타조"와 2천 9백원에 팔던 "기나긴 이별"을 같이 샀습니다. 2000원 아끼고자  몇 천원을 더 쓴 건지 웃기는 짓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기를 잘했습니다.

2천 9백원짜리 DVD에 속지도 있고 스페셜 피쳐까지 한글화되어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전에 8천 900원인가 주고 산 "빌리 엘리어트"는 모두 제공되지 않던 것들이었거든요. 전에 EBS에서 봤을 때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좀 혼란스러웠는데 다시보니 모든 것이 명명백백했습니다. 역시 두 번은 봐야되는 거였어요. 말로네 옆집 여자들이 모자이크 처리 되지 않았다는 것도 괜찮았고요. 재밌는 건 DVD는 15세 관람가인데 EBS 방송 때는 심야방송에 그것보다 등급이 높았다는 겁니다. 심의 기준이 뭔지.

"타조 날다"는 순전히 배송비 무료 때문에 끼워 넣은 건데 책을 펼치고 몇 장 넘기지도 않아 상당히 감명깊은 말이 나옵니다.

그대는
먹이를 포식한 봄날의 코알라
정오의 햇빛속에 졸고 있는 칠면조

- 그대는 백수다, 백수는 아름답다 中 -

이런 아리따운 문장이라니! 그야말로 딱 제 상태군요. 요즘은 배가 고파서 먹이를 찾고 있지만 유칼리투스 나무를 죄다 다른 코알라들이 차지하고 있고 어쩌다 빈 나무가 생겨도 차지하기 쉽지않아 아예 나무늘보 흉내를 내는 상황이라 가슴이 아프답니다.
2007/02/03 14:49 2007/02/03 14:49

EBS에서 「기나긴 이별」을 보다.

Posted at 2006/03/12 11:23// Posted in 영화


EBS의 기나긴 이별 소개

챈들러의 책은 '하이윈도'와 '안녕, 내 사랑' 정도만 읽었는데 EBS에서 기나긴 이별을 해준다길래 봤는데 영화내내 흐르는 The Long Goodbye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에 다양한 편곡으로 같은 곡이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처음 시작할 때 테리와 말로를 각각 보여주는 부분에서 노래 또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부른 걸로 들려주는데 시작부터 영화에 취하게 하더군요.
화면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배우들 연기야 아는게 없으니 별로 쓸말은 없지만 필립 말로 역을 맡은 엘리엇 굴드가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1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의 맛을 살린 게 좋더군요.

챈들러는 미려한 문장으로 글을 쓰지만 추리가 약하다고 하지요. 영화도 그렇더군요.
도망가는거 도와 달라는 친구 테리와 남편 찾아달라는 아줌마와 테리가 들고간 내 돈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건달이 서로 얽혀서 돌아가는데 제가 따라가기 어려운 추리를 합니다.

머리가 나빠서 못따라가는 거 아니냐 할 수 도 있지만 글쎄요, 어째서 말로가 그런식으로 실비아와 로저를 연관 지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말로가 모리 코고로와 같은 부류였나?

하기야 애초에 사람에 대한 표현이 재밌는 작품이지 추리는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필립 말로야 특유의 빈정거림과 사립탐정의 프로정신만 살아있으면 헐리우드에서 살아갈 수 있을거고.

아무튼 오랜만에 TV에서 재밌는 영화를 봤습니다. 단지 19금인데 말로네 옆집여자들 뿌옇게 처리한게 아쉬웠습니다.
 
2006/03/12 11:23 2006/03/12 11:23